28일 오전 공사착수를 위해 해당부지로 진입하려는 공사업체 직원들과 이를 막아 선 반대주민들.

음성군 음성읍 평곡리 일원에 추진중인 음성천연가스발전소 건설사업과 관련 한국동서발전과 반대주민간 대립이 여전히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전원개발사업 실시계획 최종 승인, 토지수용 상정안 수용 재결 등 법적·행정적 절차를 모두 마쳤다는 한국동서발전에 맞서 반대주민들은 ‘원천무효’를 주장하며 여전히 반대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로 인해, 28일 오전 8시경 공사착수 현장조사를 위해 해당부지로 진입하려는 공사업체측과 이를 막아 선 일부 반대주민들간의 다리 위 대치상황이 2시30여 분간 계속됐다. 

이날 반대주민 수십여 명은 트렉터를 동원, 공사업체의 진출을 원천봉쇄해 나갔다. 이 과정에서 공사업체 직원들과 주민들이 서로 뒤엉키면서 몸싸움 일보직전의 긴장된 상황이 연출되기도 했다.   

이날 반대주민들은 “피해 당사자인 주민들의 동의 없이 건설을 추진하는 것은 원천무효”라며 “막무가내로 진행되는 발전소 건설을 막기 위해 끝까지 투쟁해 나갈 것”이라고 천명했다.

그러면서 “한국동서발전과의 대화에 응할 생각이 없다”면서 “무조건적인 발전소 건설의 백지화만이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강경한 입장을 전달했다.  

28일 오전 공사착수를 위해 해당부지로 진입하려는 공사업체 직원들과 이를 막아 선 반대주민들.

이에 대해, 한국동서발전 관계자는 “당초 올해 11월에 공사를 착공해야 하나, 현재까지 착공이 지연되고 있다”며 “최대 주52시간 근무제한 근로기준법 개정 및 중대재해처벌 법령 발효 등으로 지연된 공사에 대한 단축이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설명했다.

또한 “아직까지 반대주민의 부지출입 방해로 본부지 현장조사 등이 이루어지지 않아 건설공사 업체의 피해가 커지고 있다”며 “조속한 시일내 공사착수를 위한 현장조사 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지역 지원사업 제안 등 반대주민과의 대화를 요청했으나 성사되지 않고 있다”면서 “대화 노력은 계속해서 이어갈 예정이나, 무작정 기다릴 수만은 없는 게 현실”이라고 말했다. 

현재 발전사업 및 토지출입 허가 등이 부당한 행정조치임을 주장하며 일부 반대주민들이 정부, 지자체를 상대로 7건의 행정심판 및 소송을 청구했지만, 모두 각하 또는 기각된 상태이다.

양측의 입장차가 팽팽한 가운데, 이를 우려하는 지역 일각의 목소리도 터져 나오고 있다.

한 주민은 “반대주민들의 입장은 충분히 이해하지만, 주민들 개개인의 마음 속 깊은 생각도 이제는 헤아려 나갈 때”라며 “음성군과 음성군의회도 손 놓고 있을 때가 아니다. 관망만 하지 말고 적극적으로 문제 해결에 앞장 서 나가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법적·행정적 절차를 모두 마무리했다는 한국동서발전과 원천무효를 주장하는 반대주민간 갈등을 해소할 묘안책 마련이 시급히 요청되는 시점이다. 

음성천연가스발전소 건설 부지로 통하는 다리목에서 공사업체 직원들과 반대주민들이 대치하고 있다.

‘전원개발사업 실시계획’ 최종 승인
‘토지수용 상정안’ 중앙토지수용위원회 수용재결 

앞서 한국동서발전은 지난 9월 30일 산업통상자원부로부터 음성천연가스발전소 건설사업에 대한 ‘전원개발사업 실시계획’ 최종 승인을 받았다.

전원개발사업 실시계획 승인은 전원개발촉진법에 따라 발전소 건설 세부 시행계획 및 관련 인허가 등이 협의 완료되고 토지수용권이 확보되는 등 현장 건설공사를 최종 허가한다는 의미이다.

이번 승인으로 인해 향후 본공사 준비를 위한 대비공사 등 음성천연가스발전소 추진의 법적 ·행정적 절차가 모두 마무리됐다는 게 한국동서발전의 입장이다.

또한 지난달 11일 음성천연가스발전소 사업부지에 대한 토지수용 상정안건이 중앙토지수용위원회에서 수용재결 됐다.

이에 따라, 동서발전은 토지소유자 및 토지관계인에게 수용재결 보상금을 지급하거나, 법원에 공탁 즉시 음성 천연가스 발전소 건설사업 사업부지에 대한 모든 소유권을 확보하게 된다.

토지수용재결은 사업시행자와 토지소유자간 보상협상이 결렬될 때 사업시행자가 토지수용위원회에 수용재결을 신청하면 사업의 공익성 등을 심사해 수용여부를 결정하는 제도이다.

음성천연가스발전소 건설 부지로 통하는 다리목에서 공사업체 직원들과 반대주민들이 대치하고 있다.

한편, 음성천연가스발전소는 사업비 약 1조 2,000억원이 투입되는 1,122MW(561MW × 2개 호기)급 발전소로, 올해 건설사무소, 진입교량 등 대비공사를 시작으로 내년 6월부터 본공사 착공에 들어간다.

2024년 12월 1호기, 2026년 12월 2호기를 각각 준공할 예정이다.

고병택 기자  estimes11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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