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이재규 도시과장, 박흥식 의원.

음성군의회 2024년도 첫 정례의원간담회가 지난 16일 속개된 가운데, 원남면 삼용리 산1번지에 추진 중인 음성CC 조성사업과 관련, 박흥식 의원과 이재규 도시과장간에 고성이 오가는 등 심한 격론이 벌어졌다.

특히 이날 이재규 도시과장의 “주민들이 요구하는 것은 대개 돈. 토지보상”이라는 발언이 전해지면서 주민들이 격노하고 있다. 

음성CC는 1,273,397㎡(약 39만평) 규모로, 골프장 27홀, 파크골프장 18홀, 관광휴양시설 등 조성을 목표로 추진되고 있다. 시행자는 위드레저(주)로, 파크골프장은 무상임대 조건이다.

이날 음성군이 보고한 군관리계획(용도지역) 결정(변경)안에 따르면 계획관리지역 1,248,025㎡ 중 보전관리지역 293,100㎡·생산관리지역 82,378㎡·농림지역 872,547㎡ 등의 용도를 변경한다는 내용이다.

용도지역 변경의 결정권자는 충청북도지사이다.

군은 지역민의 고용창출, 세수증대와 지역개발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한 조치로, 음성군의회 의견을 청취한 후 충청북도에 변경 심의를 요청한다는 계획이다.

이번 사업은 지난 2022년 9월 주민제안서 제출을 시작으로, 지난해 4월 입안서 제출, 관련부서 협의를 거쳐 지난해 10월 6일부터 한 달간 전략환경영향평가(초안) 주민공람이 공고됐다.

1차 주민설명회는 지난해 10월 19일, 2차 주민설명회는 지난해 11월 13일 개최됐다.

1차 주민설명회에서는 지하수 고갈 문제, 소음발생 대책, 교통안전 문제, 토지매입계획, 지역발전기금계획, 무상임대하기로 약속된 파크골프장 이용계획 등이 제기됐다.

이날 설전은 ‘지하수 고갈 및 교통안전’ 문제가 해소되지 않은 상태에서 진행되는 용도지역 변경안에 대해 박 의원이 이의를 제기하면서 시작됐다. 

음성CC골프장 토지이용계획도.

박흥식 의원은 “1차 주민설명회 당시 제기됐던 지하수 고갈 및 교통안전 문제 등이 2차 설명회에서도 해결책이 제시되지 않았다”며 “변화된 내용이 없다. 용도지역이 변경되면 음성군은 지구단위계획으로 묶어 개발행위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것이 아니냐”며 포문을 열었다.

이에 대해 이재규 과장은 “(오늘은) 용도지역 변경안에 대해 의견을 청취하는 자리일 뿐이다. 이 사항은 실시계획설계가 될 때 세부적인 내용을 다룰 수 있다”는 입장을 견지했다.

박 의원은 “코스카CC로 인해 농업용수 부족상황을 겪고 있다. 추가 대형관정으로 인해 지하수 고갈 문제가 더 심각해 질 것이라는 주민들의 지적이 있다. 교통안전 문제도 해소되지 않았다”면서 다시 이의를 제기했다.

이에 이 과장은 “주민들이 요구하는 것은 지방도 516호선을 선형하자는 안이다. 이는 사업시행자가 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다”라고 답했다.

이어 이 과장은 격앙된 표정으로 “시행사에 ‘충청북도에 아는 라인이 있으면 얘기해서 도로정비를 할 수 있도록 하라. 음성군에서는 건의차트를 만들어 보내겠다’는 얘기를 했다”는 다소 위험한 발언으로 맞받아쳤다.  

박 의원은 “용도지역이 변경된다는 것은 행정절차를 계속 진행하겠다는 얘기다. 지하수 고갈 및 교통문제에 대해 주민들과 합의를 거치지 않고 왜 강행하려 하느냐”며 거듭 따져 물었다.

그러자, 이 과장은 “용도지역을 변경한다고 해서 골프장 인허가가 확정된 것은 아니지 않느냐. 이 부분은 사업 착수 시 해결할 수 있는 문제”라며 “주민들의 의견을 어디까지 들어야 하느냐. 주민들의 요구하는 것은 대개 돈. 토지보상”이라며 선을 넘는 발언을 이어갔다.

박 의원의 발언도 거세졌다.

박 의원은 “(이 과장은) 골프장 업체측의 입장을 대변하는 것 아니냐. 저는 주민들의 입장을 대신하고 있다. 주민들은 지금 토지보상이나 발전기금을 더 받기 위해 억지를 부리는 것이 아니지 않느냐”며 분노를 표출했다.

간담회장 분위기가 순식간에 서늘해졌고, 이 과장은 “용도지역을 변경한 후 남은 기간동안 음성군의 추가 행정절차 진행시 (지하수 고갈 및 교통안전 문제) 처리할 수 있을 것”이라며 “언성을 높인 부분에 대해서는 사과를 드린다”며 자세를 낮췄다.

마지막 발언에 나선 박 의원은 “용도지역이 변경되면 향후 협상력이 떨어지면서 업체측도 소극적으로 나올 우려가 있다”면서 “지하수 고갈 및 교통안전 문제에 대한 업체측의 해결의지를 이끌어 낸 후 용도변경에 나서야 할 것”이라고 강력히 주장했다.

한편 조병옥 군수의 새해 연두순방 두 번째 ‘토크콘서트’가 18일 원남면에서 예정된 가운데 음성CC와 관련 이날 간담회에서 오갔던 발언들이 도마에 오르고 있다.  

현재 일부 지역사회단체에서는 조 군수에게 이재규 과장의 답변과정에서 나온 “주민들의 요구는 돈 아니냐. 충청북도에 아는 라인이 있으면” 등 거친 발언에 대한 진위를 따져 묻겠다는 입장이다.

고병택 기자  webmaster@es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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