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가 전국적으로 확산되면서 경기도 이천시 설성면 성호저수지에서 무인 헬기를 이용한 광역방역을 하고 있다. 2016.12.14/뉴스1 © News1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의 '주범'으로 알려진 철새의 이동 및 서식처에 대한 정보를 정부 부처끼리 서로 공유하지 않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 때문에 철새 정보를 미리 알고 대비해야 할 AI 방역도 구멍이 뚫렸다는 지적이 나온다. 

1일 방역당국에 따르면 환경부가 예찰하고 있는 주요 철새도래지는 전국 30곳이다. 농식품부가 따로 관리하는 주요 철새 도래지는 37곳으로 더 많다.

그러나 양 부처에서 관리하는 철새 도래지 중 중복되는 곳은 11곳뿐이다. AI 피해를 막기 위해 협업해야 하는 주무부처끼리 차이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환경보호의 관점에 서 있는 환경부와 AI 방역이 목적인 농식품부의 철새 정보수집은 다를 수 있다. 그러나 농식품부가 환경부의 철새정보를 무시하면서 AI 방역에 허점을 드러낸 사례는 여러차례 있었다.

경기 시화호와 팔당댐 인근, 경남 사천시 등 3곳은 환경부가 철새 도래지로 관리하는 곳이다. 이곳은 과거에 AI가 발생한 전례가 있다. 그러나 농식품부는 예찰 대상에 넣지 않고 있다. 최근에도 사천시 서포면의 야생조류 분변에서 H7N7형 AI 바이러스가 검출되기도 했다. 

© News1 이은주 디자이너

특히 고병원성 AI의 주범으로 지목받는 가창오리의 움직임에 대해서도 양 부처간 공유되지 않고 있다. 현재 농식품부가 환경부로부터 제공받는 철새 정보는 주요 철새 도래지 10곳에 어떤 종류의 철새가 몇마리 머물고 있는지 정도다. 지난달 29일 가창오리 5만마리가 국내에 들어왔지만 농식품부는 모르고 있었다.  

가창오리는 2014년 37만마리, 2015년 46만마리, 지난해 20만마리가 국내에 들어왔다. 가창오리의 경우 겨울에 우리나라에서 월동하고 날씨가 따뜻해지는 2~3월에 북상한다. 몇십만 마리씩 무리지어 생활하기 때문에 AI에 감염됐을 경우 대규모로 확산될 가능성이 커 방역당국이 이 정보를 놓치면 안된다.

가창오리가 우리나라를 떠날 때도 문제다. AI에 감염된 가창오리가 있다면 분변을 농가 등에 배설하면서 이동경로를 따라 AI 감염지역이 확산될 가능성이 있다.

환경부 관계자는 "가창오리가 예년에 비하면 많이 들어오지 않았지만 혹시나 모를 상황을 대비해 늘 동태를 살피고 있다"며 "이동경로 파악 등을 위해 60개의 GPS를 부착해 확인 중"이라고 말했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철새 도래지 관리 지역이 부처마다 다른 것은 서로 관리하는 기준이 다르기 때문"이라며 "농식품부는 가금 농가의 AI 발생에 초점을 두고 있기 때문에 철새 도래지 중에서도 가금 농가가 많은 지역을 주로 관리하지만 환경부는 철새 자체에 중점을 두고 도래지를 관리하기 때문에 철새가 많이 오는 지역만 주로 예찰한다"고 말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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