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성군 삼성면 소재 한 중소업체에서 일하다 임금 및 퇴직금을 받지 못한 외국인노동자의 사연이 지역사회에 경각심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임금체불 소송을 진행하던 외국인노동자가 떼인 돈을 받기도 전에 출국하거나 불법체류자로 전락하는 대표적인 사례다.

5월 31일 기준 13,190명으로 음성군 총인구 대비 12.8%에 달하는 외국인들의 임금체불 문제가 지역사회의 또 다른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지난 14일 B행정사에 따르면 E9비자(비전문취업비자)를 받고 음성군에 온 베트남 출신 A씨는 삼성면 소재 한 중소업체에서 근무하던 중 회사 부도로 인해 임금 및 퇴직금 포함 약 3,700만원의 체불금이 발생했다.

청주지방법원 충주지원으로부터 지급명령 판결을 받았으나 상황은 바뀌지 않았다. 

낯선 이국에서 밀린 체불금을 받기 위해 애를 태우던 A씨는 결국 체류기간이 만료되어 부득이 베트남으로 출국할 수 밖에 없었다.

이후 A씨는 지난해 3월 C3비자(관광비자-90일까지만 체류 가능)로 재입국한 뒤, 회사 이전 주소, 대표자 등을 찾아 나서다 체류기간인 90일이 경과되어 1년 3개월째 불법체류자로 국내에 머무르게 되는 처지에 놓이게 됐다. 

사업주의 책임과 의무강화 방안.

더 이상 기댈 곳이 없었던 A씨는 마지막으로 지난 3월 B행정사를 찾아, 체불금 지급을 받을 수 있는지 상담을 의뢰했다.

이에 B행정사는 근로복지공단 충주지사에 ‘도산대지급금 지급 청구’를 했고, 지난 4월 15일 ‘사업주의 지급대상 요건판정’ 구분에는 적격하나 ‘근로자의 지급대상 요건판정’ 구분은 부적격 하다는 통지를 받았다.

현재 이에 대한 이의신청으로 행정심판을 청구한 상태로, 최종 결과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지난 13일 A씨는 청주출입국외국인사무소에 불법체류를 하게 된 경위 등에 대한 조사를 마친 뒤, 불법체류기간 동안의 과태료를 납부하고, 체불금을 받을 때 까지 합법적인 체류를 할 수 있도록 ‘출국기한 유예 허가서’를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앞으로 3개월 동안 행정심판 및 행정소송 등이 마무리 되지 않을 경우에는 추가 연장을 할 수 있다.  

사업장 폐업 시 체불임금 청구 절차.

이에 대해 B행정사는 먼저 “외국인노동자들은 모국어와 문화적 차이로 인해 사업장 부도나 도산으로 인한 임금체불 문제에 취약한 상황”이라며 “체당금 제도를 통한 체불금 지급 방법의 간소화 및 외국인노동자들을 위한 무료 법률상담 창구 등의 개설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A씨의 경우와 같이 임금체불 등으로 인해 소송중인 경우에는 그 입증 절차를 간소화 시키고, 체불금을 지급 받을 때까지 합법적인 체류자격을 가질 수 있도록 명문화된 법제화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E9비자 등 합법적인 비자로 일하던 노동자들이 부득이한 사유로 인해 불법체류자로 되었을 경우, 일정한 심사를 거쳐 이들에 대한 체류 자격을 다시 부여해 주는 방안이 시급히 마련되어야 할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한편, 체당금이란 회사가 파산, 도산, 부도로 인해 노동자가 임금 및 퇴직금을 받지 못할 경우 국가가 사업주 대신 상황 및 기준에 따라 3개월분의 임금, 휴업수당, 3년분의 퇴직금을 노동자에게 지급하는 것을 말한다.

국가가 지급하는 미지급 급여 및 퇴직금은 이후 그 지급액만큼 고용주에게 청구하게 된다.

B행정사는 “지금으로서는 A씨를 구제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다. 끝까지 가보겠다”고 말했다.

고병택 기자  webmaster@es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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