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백년 간 음성군 대소면 성본3리 각골마을을 지켜왔던 느티나무가 결국 쓰러졌다.

이 나무는 수고가 23m, 둘레는 650cm에 이르는 느티나무로, 1982년 11월 음성군의 보호수로 지정됐다. 올해까지 수령은 470여 년으로 추정된다.

주민들은 매년 음력 정월대보름이 되면 느티나무 앞에서 마을안녕기원제를 올리는 등 마을의 수호목으로 여겨져 왔다.

주민들과 애환을 함께하던 느티나무는 지난 2017년 가을 무렵 주가지가 부러지는 등 균열이 일어나기 시작했다.

이후 지주대를 받치는 등 정비사업이 진행됐으나, 지난달 25일 저녁 강풍을 이겨내지 못했다.

현재 마을은 정적 속에 가라앉아 있고, 주민들은 침통함과 황망함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지난달 27일 제가 올려졌다.

지난 1일 제거작업을 지켜보던 한 마을 주민은 “10년 전 산업단지 광풍으로 마을공동체가 쪼개졌다. 이제는 마을을 지키던 느티나무마저 주민들 곁을 떠났다”며 더 이상의 말을 잇지 못했다.

고병택 기자  webmaster@es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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